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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으로 귀촌하여 만들어가는 새로운 삶

작성일 2023-04-06

조회 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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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에세이
트래블러 전남 보성_세번째 이야기

#보성바다#갈대숲#귀촌











처음 귀촌해서 살았던 곳은 제주도였다. 관광지다 보니 매일이 축제같이 북적여

여행을 떠나면 오히려 여행자가 아무도 없는 오지 마을에 가서 조용히 지내다 오곤 했었다.

사람들이 언제까지 제주에서 살 거냐 물어오면

내가 있고 싶다고 있어지는 것도 아니고 떠나야지 한다고 떠나지지도 않고 계획한 데로 살아지지가 않더라.

‘있어질 때까지 있다가 떠날 때가 되면 떠나야지’ 라고 막연히 이야기하곤 했었다.










한 일 년 반 정도 시간만 나면 비행기와 배를 타고 여수, 무안, 고흥 등

바다가 있고 따뜻한 남쪽 땅을 돌아다니며 다음 정착지를 찾아 헤매고 다녔다.

이 여정은 마치 처음 가보는 나라에서 장거리 버스를 타고, 가도 가도 나오지 않는 목적지를 막연히 따라가는 것 같았다.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 모르는 막막함과 두려움 약간의 설렘이었다.









새로운 곳에 집을 구하면서 몇 번의 계약이 엎어지고 인연에 따라

다음 정착지는 전라남도 보성이 되었다.


전라도 자체에 아무런 연고도 없었고 지금까지 여행조차 와본 적이 없었기에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목적지였다.

인생은 알 수가 없다.

그래도 괜찮았다. 제주 역시 처음엔 아무 연고 없이 살기 시작했지만 떠나올 때는 좋은 친구들이 많지 않았나.

보성에 온 지 3년이 지난 지금은 가까이 좋은 이웃들과 함께하고 있다.










봄이 오고 시골집 마당을 캠핑장으로 꾸미고 있다.





 




네팔 포카라의 아주 작은 비틀스 카페처럼 룽따(티베트깃발)도 걸고 인도 여행에서 사 온 캔들 워머와

태국 여행이 녹아있는 빈둥거릴 때 쓰기 딱 좋은 삼각 쿠션과 라탄 테이블, 내가 만든 드림캐처를 걸어두었다.

지난 여행에서 좋아했던 장소들과 추억들을 하나씩 녹여내고 있다.








마당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나른한 고양이들을 보고 있으면 세상 모든 평화가 여기에 있다.

이 친구들도 여기가 마음에 드는지 지금 2마리가 출산을 했고, 2마리는 출산예정이다.

곧 고양이 산후조리원이 될 마당 캠핑장!










오래전 직장인이던 시절 여행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회색빛 도시를 보며 다시 우울해졌던 적이 있다.

도망치듯 떠나온 여행에서조차 자유롭지 못했던 것이다.

팬데믹 이후 주위에서 그렇게 여행을 좋아하는데 못 떠나서 어떡하냐고 묻곤 하는데 오히려 요즘처럼 자유로울 때가 있었나 싶다. 깡시골에 살다 보니 밖에 나가도 사람이 하나도 없어 그리 답답하지도 않고

지금은 배낭을 메고 가까운 곳에 다녀와도 집에 오는 발걸음이 가볍다.










떠나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내가 붙잡고

집착하는 것들

이름을 붙이고

상을 떠올리는 일을

멈추면 우리 마음은

진정으로 자유를 찾을 수 있다.


‘여래여 거(如去如來) :

여 여히 왔다 여 여히 간다’는 말을 좋아한다. 온바 없이 왔다 간바 없이 가는 보성에서 인연 따라 잠시 머무르는 여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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